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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

화장품 회사 3만 개 시대, 그 정글 속 서바이벌 방법 찾기

‘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는 2012년이 지나 창업한 약 95%에 달하는 소규모 화장품 회사(화장품책임판매업체)를 위한 책이다. 주부 경력 오래된 분에게 김치찌개 레시피가 필요하지 않겠지만,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하는 누군가는 망한 김치찌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레시피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에 화장품 기업 3만 개 시대가 도래했다. 화장품 기업은 1990년대에 100여 개에 불과했는데, 2012년에는 화장품 제조업체와 책임판매업체가 각각 477개, 823개로 증가했다. 이후 10년이 지나 화장품 제조업체, 책임판매업체의 수는 2023년 4월 현재 각각 4,500개, 29,700개로 집계되고 있다. 무려 10배와 35배로 그 숫자가 늘어났다.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가 ..
‘화장품 회사로 살아남기’는 2012년이 지나 창업한 약 95%에 달하는 소규모 화장품 회사(화장품책임판매업체)를 위한 책이다. 주부 경력 오래된 분에게 김치찌개 레시피가 필요하지 않겠지만,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하는 누군가는 망한 김치찌개를 만들지 않기 위해 레시피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에 화장품 기업 3만 개 시대가 도래했다. 화장품 기업은 1990년대에 100여 개에 불과했는데, 2012년에는 화장품 제조업체와 책임판매업체가 각각 477개, 823개로 증가했다. 이후 10년이 지나 화장품 제조업체, 책임판매업체의 수는 2023년 4월 현재 각각 4,500개, 29,700개로 집계되고 있다. 무려 10배와 35배로 그 숫자가 늘어났다.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가 얼마나 뜨겁게 달려왔을지 짐작할 수 있다. 마치 용광로와도 같은 열기였던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화장품에 관한 관심도 이전보다 커졌고, 이에 부응하여 수많은 업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기존에 없던 유형의 제품들도 내놓고 하면서 총수요의 크기가 커졌다. 그 덕에 2013년에 7.9조 원이었던 생산실적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에는 16.6조 원으로 늘었다.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는데, 2021년에 9.6조 원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25.7%를 차지하는 효자품목이 되었다.

하지만 이전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빠른 성장의 후유증도 크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화장품 잘 된다니 만들면 어디로든 팔리겠지 하고 막연하게 사업 시작한 분들이 많다는 거다. 믿었던 중국 시장마저 불확실성을 보이면서 소규모 신생기업들이 설 자리가 없다. 화장품 회사가 3만 개라지만, 상위 20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하고, 나머지 기업들이 20% 시장을 쪼개 먹고 있는 상황이다. 생산실적 10억 미만의 기업이 90%를 넘는다.

화장품 산업은 탄탄한 OEM·ODM의 뒷받침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로 여겨지고 있음에도 새롭게 진입하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기존에 화장품 사업을 오랜 경험 없이 최근 한국 사회에 불고 있는 N잡러, 온라인셀러 열풍 등의 영향을 받아 길지 않은 준비기간을 거쳐 창업했고, 사업 이후 화장품 사업가로서 알아야 할 기초지식과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1850년대 골드러시 시대의 실패한 광부들처럼 되지는 말았으면 한다. 근면함 만으로 성공하기도 어려운 시대다. 전략 없이 사업 하다간 OEM 회사, 용기 회사, 각종 대행사 좋은 일만 시켜주고 망하기에 십상이다. 많은 신생기업이 이런 실패를 한다. 초기에 매출이 발생했어도 브랜드를 다지지 못해 소멸하거나, 브랜드 정의는 잘했는데 매출로 가는 실행력이 약해 소멸한다. 결국 성과를 만들고 살아남아야 착한 기업도 될 수 있고, 위대한 기업도 될 수 있다.

오랫동안 대기업에 있다 작은 기업을 시작했을 때 난 농사 짓다 전쟁터 나간 느낌이었다. 세상이 이런 것이구나 싶고, 더 늦게 시작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도 했다. 나 자신의 모자람에 머리통을 치기도 했다. 오늘도 치열하게 생존을 고민하고, 브랜드의 미래를 그리고 있을 화장품 업계 임직원분들에게 동지로서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새롭게 진입하고 또 실패를 겪고 사라져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며 발산한 에너지는 귀한 영양분으로 남아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에 힘을 보태리라 본다. 한번 달아오른 용광로는 쉽게 꺼지지 않는 법이다. 다만 내 기업이 거름이 될 것인가, 나무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거름 말고 나무가 되기를 희망한다.
현 중앙대학교 교수
전 대구한의대학교 교수
전 ㈜빅디테일 대표
전 아모레퍼시픽 마케팅전략 사업부장
전 삼성물산 온라인사업부 과장

경영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경영학과 마케팅 전공

wanlove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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